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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er's picture전재균목사 (Pastor Chun)

22-02-27_창30(25-43)_야곱을 택하신 하나님 마음

야곱을 보면, 좀체로 바뀔 것 같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들어 온 여호와 하나님, 엄마로부터 듣기를, 태중에 있을 때에 자기가 형보다 강하게 되어 형의 섬김을 받게 하실 거라고 말씀해주셨다던 하나님에 대해서, 야곱은 베델에서 꿈 속에서 뵙게 될 때까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야곱의 관심은 오로지 형의 장자권과 형이 차지하게 될 엄청난 유산에만 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를 엄마의 태중에 있었을 때부터 형으로부터 구분하시고, 할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들을 물려받아 이어갈 그릇으로 택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성장했건만, 만인이 부러워할 이 놀라운 복과 특권이, 재물에 대한 욕심과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던 야곱에게는, 아무런 가치와 의미가 없는 것으로만 여겨졌던 겁니다.


야곱은 결국 형의 장자권과 축복권을 교활한 속임수로 가로챘습니다. 결국 형이 격분하여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듣게 된 야곱은 피해서 밧단 아람에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는데, 베델이라는 곳에 이르러 하룻밤을 들판에서 잡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는데, 이 꿈 속에서 야곱은 처음으로 하나님을 뵙게 되고 그분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지금까지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엄마를 통해서 들어 온 아브라함의 언약의 내용을 그에게 또 다시 말씀해 주십니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너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질 것이며, 동서 남북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이 땅 위의 모든 백성이 너와 너의 자손 덕에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며,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창세기 28:13-15).


꿈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뵙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난 야곱은 마침내, 지금까지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서 들어왔던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이 정말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야곱은 잠에서 깨어서, 혼자 생각하였다. ‘주님이 분명히 이 곳에 계시는데도 내가 미처 그것을 몰랐구나.’ 그는 두려워하면서 중얼거렸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 곳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다.’” (창세기 28:16-17)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하셨던 말씀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할아버지의 하나님이시고, 아버지의 하나님이신 그분은 야곱의 하나님이시기도 하다는 거였습니다. 아마 이런 꿈을 꾸고서 하나님을 뵙고 그분의 말씀을 분명하게 듣고, 또 약속까지 얻는 신비한 은혜를 체험했다면, 그 즉시 그분 앞에 엎드려서 감사와 찬양의 제사를 올리며, 자기의 하나님이 되어 주신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며 섬기겠다고 헌신하는 기도를 올리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그러나 야곱은, 그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시고 직접 말씀하시는 하나님에게 기도하기를, 약속하신대로 해주시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주님이 저의 하나님이 되실” (창세기 28:21) 거라고 했으니, 참 어지간히 깐깐하지 않은 사람이 아닙니다. 야곱은 이만큼 하나님도 쉽게 설득하여 생각을 바꾸게 할만한 사람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것이 야곱에게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성격이지만, 욕심과 이기심에 사로잡혀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교활하게 아버지를 속이기까지 하면서 자기 욕심을 챙기는 것에 대해 양심에 가책을 받기는 커녕, 당연하다고 여겼던 마음과 생각의 고집을 하나님께서 변화시키시는데에는 길고 많은 시련의 세월이 요구되었고, 그 긴 세월동안 결국 그렇게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하던 어머니를 뵙지 못한 채 여의고 마는 슬픔과 아픔을 맛보아야만 했습니다.


악한 고집과 죄성이 깊고 질기면, 그만큼 회개하고 변하게 되는 시간이 길고, 그 기간 동안 겪게 되는 고통도 크고 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야곱을 위해서 하나님은 그의 외삼촌이자 장인이 된 라반을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라반이 얼마나 교활하고 짜며 욕심이 많고 이기적인 사람인지를 보여줍니다. 야곱은 자기보다 더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교활한 라반 밑에서 14 년을 일해주면서, 비로소 자기가 형과 아버지에게 얼마나 못되고 악한 짓을 하였던 것인지를 자신이 라반에게 직접 당하고 체험함으로써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야곱의 경험이 얼마나 고생스럽고 고통스러웠고 서러웠는지는 그의 고백 속에서 드러납니다.


“38 제가 무려 스무 해를 장인 어른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 동안 장인 어른의 양 떼와 염소 떼가 한 번도 낙태한 일이 없고, 제가 장인 어른의 가축 떼에서 숫양 한 마리도 잡아다가 먹은 일이 없습니다. 39 들짐승에게 찢긴 놈은, 제가 장인 어른께 가져가지 않고, 제것으로 그것을 보충하여 드렸습니다. 낮에 도적을 맞든지 밤에 도적을 맞든지 하면, 장인 어른께서는 저더러 그것을 물어내라고 하셨습니다. 40 낮에는 더위에 시달리고, 밤에는 추위에 떨면서,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낸 것, 이것이 바로 저의 형편이었습니다. 41 저는 장인 어른의 집에서 스무 해를 한결같이 이렇게 살았습니다. 두 따님을 저의 처로 삼느라고, 십 년 하고도 사 년을 장인 어른의 일을 해 드렸고, 지난 여섯 해 동안은 장인 어른의 양 떼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장인 어른께서는 저에게 주셔야 할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꿔치셨습니다.” (창세기 31:38-41)


야곱은 이렇게 지독하게 악한 라반 밑에서 20 년을 일해주며, 온갖 설움과 고통과 억울함과 고생을 맛보면서, 드디어 자신의 악과 잘못을 뉘우치게 된 것 같습니다. 20 년 전 집에서 살 때에는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것들을 서슴치 않고 훔쳐가진 사기꾼이요 도둑이었던 야곱이었는데, 라반 밑에서 일한 20 년 동안은 라반의 숫 양 한 마리도 잡아다가 먹은 일이 없었고, 짐승이나 도둑에게 잃게 된 가축은 자기 것으로 보상했고, 라반이 자기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꿔치면서 속였어도, 맡았던 라반의 일은 한결같이 성실한 책임감으로 일해주었다고 하니, 이건 20 년 전의 야곱이 아닙니다. 완전히 새롭게 바뀐 야곱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것을 위해서 야곱에게 라반을 붙여 주신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열매를 거두기까지는 20 년이라는 짧지 않은 긴 세월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어머니까지 사별해야만 하는 고통까지 요구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한 순간도 야곱을 떠나거나 버리지 않으시고, 그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와 함께 해 주셨고, 야곱이 어디를 가든지 그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래서 라반이 야곱에게 주어야 할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꿔치면서 속일정도로 야곱을 얕잡아보고 악랄하게 이용하며 학대하였어도, 야곱의 증언에 의하면 “그런데 하나님은, 장인 어른이 나를 해치지는 못하게” 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야곱에게 약속하신 대로, 야곱이 라반의 악랄한 대우를 받으며 살면서도, 건강한 아들 11 명과 딸 하나를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라반의 땅을 떠나서 가나안 땅으로 돌아 온 후에는 아들 하나를 더해주셔서, 아들이 12 명이 되었는데, 이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많은 야곱의 후손들이 나옵니다.


더 나아가서, 야곱은 라반의 양 떼를 보살펴주는 일을 6 년을 더하면서, 그 6 년 안에 “아주 큰 부자가” 됩니다. 본문 마지막 구절 43절에 의하면, “야곱은 가축 떼뿐만 아니라,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베델에서 처음 만났을 때, 하나님에게 요구했던 조건은, 야곱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저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고, 안전하게만 돌아오게 해달라는 거였습니다. 만일 이 조건을 들어 주시면, 주님을 자기의 하나님으로 삼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이 요구한 조건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 크고 많은 재물을 소유한 아주 큰 부자가 되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주셨습니다.


본문을 통해 야곱을 다루시고 대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믿음에 힘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구한 것보다 더 많이 주시는 후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야곱은 이렇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을 만한 자격이나 인품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는데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 중에서 이렇게 악하고 고집스럽고 어리석은 야곱을 그분의 복의 대상과 그릇으로 택하셨다는 게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하나님이 바로 이런 분이시기 때문에 여러분과 저도 그분의 사랑과 구원을 받게 된 것이니, 죄 때문에 영벌과 멸망을 받는 대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용서와 구원을 받은 여러분과 저는 만 입이 있다 하여도, 이 감격과 감사를 다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택하신 것은, 야곱의 악하고 고집스럽고 어리석은 면이 좋으셔서가 아니라, 그런 야곱을 새로운 야곱으로 변화시키셔서 의로운 사람이 되게 하시려는 목적이 분명이 있으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택하신 목적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아브라함을 선택한 것은, 그가 자식들과 자손들을 잘 가르쳐서, 나에게 순종하게 하고, 옳고 바른 일을 하도록 가르치라는 뜻에서 한 것이다” (창세기 18:19). 이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도 명하시기를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나에게 순종하며, 흠 없이 살아라” (창세기 17:1) 고 하신 겁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들을 택하신 것도 같은 목적을 갖고 그러신 겁니다. 이것을 가르친 바울의 말을 인용합니다.


“하나님은 세상 창조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시고 사랑해 주셔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에베소서 1:4)


“우리도 모두 전에는, 그들 가운데에서 육신의 정욕대로 살고, 육신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했으며, 나머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날 때부터 진노의 자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비가 넘치는 분이셔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크신 사랑으로 말미암아 범죄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에베소서 2:3-5)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10)


야곱을 변화시키신 하나님이 여러분과 저와도 함께 하시고 변화시켜 가고 계십니다. 결코 편하거나 쉽지 않은 이 과정을 성경은 “징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말을 대부분은 채찍으로 때려서 잘못한 것을 벌하는 것으로만 이해하는데, 사실 이 말은, 좋은 성품을 키우기 위한 가르침 또는 훈련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우리를 변화시켜 가시는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을 매를 맞는 시간으로 보기보다는 필수훈련을 받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옳은 시각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과 제가 맡은 몫은 참아내는 겁니다. “징계를(훈련을) 받을 때에 참아내십시오” (히브리서 12:7). 그리고 하나님의 목적과 의도를 기억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자기의 거룩하심에 참여하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유익이 되도록 징계(훈련)하십니다. 무릇 징계는 (또는 훈련은) 어떤 것이든지 그 당시에는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으로 여겨지지만, 나중에는 이것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에게 정의와 평화로운 열매를 맺게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늘어진] 손과 힘 빠진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훈련 받는 대로 따라서] 똑바로 걸으십시오” (히브리서 12:12-13).


바라기는, 여러분과 제가 날이 갈 수록, 욕심과 자기 중심으로만 살던 옛 사람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버리고,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새 사람을 입은 모습을 더욱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겁니다(골로새서 3:9-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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