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6_창26(23-33)_주님께 복을 받은 사람
- 전재균목사 (Pastor Chun)

- Dec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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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6 장은 이삭이 그랄 땅 왕의 도움이 필요해서 그를 찾아가서 의지하고 보호를 받으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삭이 그랄 땅에서 살아가면서부터는, 그랄 백성과 그 왕이 시기할 만큼 재산이 늘어서 큰 부자가 되었고, 마침내는 그랄 왕이 위협을 느끼고 자기 땅에서 이삭을 떠나가라고 명할 만큼, 상당히 많은 수의 종을 거느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인 26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시작 때와는 달리, 이제는 그랄 땅에서 쫓겨나서, 브엘세바라는 곳으로 옮겨 와 있던 이삭에게 그랄 왕이 찾아와서, 이삭에게 자기 백성을 해치지 말아달라며 이를 위해 평화조약을 맺고 나서, 이삭의 축복을 받은 뒤에 안도의 숨을 쉬며 돌아가는 모습으로 끝납니다.
이삭과 아비멜렉의 관계가 완전히 뒤집힌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비멜렉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했던 이삭이었는데, 나중에는 아비멜렉이 이삭에게 도움과 보호를 청해야만 할 만큼, 강하고 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삭이 이렇게 강하고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하나님께서 자신의 명령을 순종한 이삭에게 약속하신 것을 지켜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26장 3절에 의하면, 하나님은 이삭에게 약속하시기를 그가 심한 가뭄을 당한 가나안 땅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살고 있으면, 하나님이 그를 보살펴주시고 복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가뭄이 든 땅에서 산다는 것은, 시간이 갈 수록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없어진다는 것이고, 이러한 가뭄이 지속되는 동안 양식과 물이 동이 나게 되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죽을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가뭄이 그치게 해주시겠다는 말씀을 안하시고, 다만, 이삭이 하나님의 명대로 가뭄이 든 가나안 땅에 머물면, 그를 보살펴주시고 복을 주시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삭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분의 명대로 순종하든지, 가뭄 속에 굶어죽게 된 현실이 더 무서워서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양식이 풍부한 이집트로 가든지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겁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이삭의 믿음을 시험해보시는 일인 겁니다. 마치 아브라함을 시험해보시려고 그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모리아 산에 가서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창세기 22:1-2).
다행히 이삭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분의 명령을 순종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삭은 그랄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창세기 26:6).
그러나 이삭은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여 그랄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지만, 이삭의 믿음의 시험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랄에 머무는 첫 날부터 이삭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 것은, 예쁜 자기 아내에 대해서 그랄 남자들이 탐한 나머지 자기를 죽이고 자기 아내를 빼앗아 갈 수 있는 가능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이 가나안 땅에 머물면, 이삭을 보살펴주시고 복을 주시겠다고 분명히 약속해주셨건만, 이삭은(여러분과 저처럼 무섭고 에누리 없는 현실을 직면하면 굳게 확신했던 믿음이 몹씨도 흔들리고, 강풍 앞에서 결국은 떨어지고 마는 낙옆처럼 믿음을 잃고 우리의 생각과 꾀를 따르듯이) 그랄 땅에 발을 디뎌 놓은 첫 날부터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자기 아내가 자기 누이 동생이라고 하여, 자기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자기 아내를 위험에 노출시켜 놓고 말았던 겁니다.
한 편으로는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분의 말씀을 순종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과 불신의 갈등을 여전히 겪고 있는 여러분과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실망하셔서 우리를 저버리시는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다 아시고 이해하시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연약함을 오래 참아주시고 도와주셔서, 결국은 우리의 믿음이 강하고 성숙하도록 해주십니다.
베드로의 배신과 부인을 이미 알고 계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후에 베드로의 믿음을 회복시켜 주시고 더 강하고 성숙한 믿음을 갖게 해주신 후에, 여전히 그를 그분의 사도로 쓰실 계획도 미리 정해 놓으셨던 겁니다. 베드로가 비록 자기 목숨을 보호하고자 순간적으로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지만, 베드로는 분명 주님께서 처음에 그를 부르셨을 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주님을 순종하며 따랐던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은 이러한 베드로를 잘 알고 계셨고, 그래서 그를 위해서 중요한 기도까지 이미 해 놓으셨다고 그에게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나는 네 믿음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네가 다시 돌아올 때에는, 네 형제를 굳세게 하여라” (누가복음 22:32).
여러분과 제가 하루에도 수십번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미숙하고 연약한 믿음을 보여도, 주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여전히 우리를 보살펴주시며 우리의 믿음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고, 우리의 믿음이 성숙하고 강해질 때에는 여전히 우리를 그분의 종으로 쓰실 계획을 버리지 않고 계십니다.
이삭도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는 기본적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보였으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하나님의 약속들에 대해서 정말 믿고 확신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고, 하나님은 그러한 이삭을 향하여 오래참으시며, 이삭의 믿음을 도와주시는 것도 본 장을(창섿기 26장)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비록 이삭의 믿음이 더 성장해서 성숙해야 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삭이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분의 명령을 받들어서 가나안 땅을 떠나지 않고, “그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을 기뻐하시고, 약속하신 대로 그를 보살펴 주시고 복을 주신 겁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대하여 주십니다. 비록 우리의 믿음 성장이 갈 길이 멀다 할지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주로 믿고 영접함으로서 그분을 따르기 시작했던 우리의 순종의 첫 발걸음을 기억하고 계십니다. 그 후부터 하나님은 여러분과 저를 붙잡고 계신 손을 한 번도 놓지 않으시고, 하늘 나라에 입성할 때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며, 보호해주시고, 우리의 믿음이 성숙하도록 훈련하시고, 그래서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와 복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부어질 수 있도록, 우리를 그분의 복의 그릇으로 사용하십니다.
우리가 비록 또 죄를 짓고 또 넘어지고 하더라도, 우리의 손을 놓지 않고 계시는 하나님과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믿고 다시 회개하며 일어나서 (여전히 약하고 미숙한) 믿음과 순종의 발걸음을 한발 씩 내디디면, 우리의 마음과 믿음을 새롭게 하고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하나님의 은혜가 여전히 우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 (예레미야 애가 3:23).
오늘도 여전히 미숙하고 연약한 우리의 믿음과 순종이지만, 베드로 못지않게 주님을 배반하고 부인했던 일들도 수없이 많지만, 이삭처럼 무섭도록 이기적인 짓을 서슴치 않고 할 때도 있었지만, 창조 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시고 사랑해 주셔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라고 자기의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 사랑하고 믿고 순종하고자 헌신하십시다. 이런 마음과 헌신으로 하루하루 살아갈 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와주시고 온갖 모양과 크기로 그분의 사랑을 보여주시고, 그분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시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주님께 복을 받은 사람” 입니다.
“내 계명을 받아서 지키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드러낼 것이다” (요한복음 14:21).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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