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07_창14(17-24)재물의 시험 앞에 선 아브람
- 전재균목사 (Pastor Chun)

- Feb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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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브람을 생각할 때, 믿음의 조상이라는 사실 외에 그가 전쟁에서도 용맹스럽게 싸워 승리를 거둔 개선장군이기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질 않습니다. 신약에서도 아브라함을 언급할 때 주로 그가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을 의심하지 않은 것, 약속하신 것이 이루어지기에는 너무도 불가능한 현실들 속에서도 끝까지 믿고 기다렸다는 것, 그리고 약속하신 것과 모순된 명령이라도 순종한 믿음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믿음의 조상에 대한 생각과 이해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본문은 아브람이 자신과 상관 없던 전쟁에 빨려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소개해줍니다. 아브람은 소돔으로 이주해 들어가서 살고 있던 조카 롯이 전쟁 포로가 되어서 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고, 롯을 구출하기 위해 달려가서 싸웠던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막강한 4 개국 연합군을 자신의 사병 318 명과 몇 안되는 이웃들의 힘으로 패배시키고, 롯은 물론이고, 소돔 사람들과 빼앗겼던 모든 재물까지 되찾아 돌아온 겁니다. 이건 불가능한 일을 이룬 겁니다. 어떻게 아브람은 이런 ‘기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본문에서는 아브람의 믿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함부로 아브람의 믿음이 이룬 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도우셨다는 말은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대승리를 하고 돌아오는 아브람을 환영하던 멜기세덱도 그랬습니다: “아브람은 들으시오. 그대는, 원수들을 그대의 손에 넘겨 주신 가장 높으신 하나님을 찬양하시오”(창 14:20).
맞습니다. 아브람이 불가능한 승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그를 도우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를 도우신 이유는 하나님이 그리하시겠다고 약속하셨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브람을 처음 부르실 때 하신 약속입니다. 창세기 12장 3절에 보면, “너를 저주하는(또는 너의 원수가 된)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재앙을) 내릴 것이다” 라고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약속하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아브람이 이 약속을 기억하고 믿고서 이길 것을 확실히 알고 전쟁터로 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브람은 오로지 자신의 혈육을 구하기 위해서 죽음을 무릎쓰고 뛰어 들어서 조카를 잡아가고 있던 자들과 싸운 겁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아브람 외에도 이렇게 하지 않을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싸움을 싸운 사람들도 많이 있고, 그렇게 하다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패배를 당하거나 죽임을 당한 사람들도 역사 속에는 많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의 경우는 사실, 아브람이 홀 몸으로 달려가서 싸웠더라도 승리가 보장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실 것을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약속이 아브람을 평생토록 따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실 앞에서 우리가 확인하여야 할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지키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이 여호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십니다. 아브람은 누구보다도 잘 알았습니다. 자신이 불가능한 승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그래서 아브람은 하나님의 제사장인 멜기세덱이 한 말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즉각 그 권면을 따랐던 겁니다. “아브람은 들으시오. 그대는, 원수들을 그대의 손에 넘겨 주신 가장 높으신 하나님을 찬양하시오”(창세기 14:20).
사실 아브람과 같은 상황에서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서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유혹을 받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자신을 자랑합니다. 믿음의 사람들도 많이 빠지는 유혹의 함정입니다. 우리가 아주 작은 일을 행하여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어도, 우리는 우리를 자랑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자랑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로지 감사하고 찬양드릴 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조상은 이 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브람이 멜기세덱의 권면에 응하여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기를 마치자, 소돔 왕 베라가 아브람에게 다가 와서 말합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돌려 주시고, 물건은 그대가 가지시오”(창세기 14:21).
소돔 왕의 말은 어찌보면, 당연한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야 원래 소돔 사람들이니 소돔 왕에게 돌려 주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 있는 거라 생각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물건은 아브람이 다 가지라니, 꽤 후한 선물이요, 감사의 표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사실 소돔 왕의 말은 용납될 말이 아닙니다. 소돔 왕은 자기가 이기지 못하고 패배당한 연합군을 무찌르고 돌아 온 아브람 앞에서 그 어느 것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이미 상실당한 패배자입니다. 오로지 아브람이 자원해서 주는 것만 감사하게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소돔 왕은 마치 자기 부하에게 치하하듯 아브람을 대하고, 상을 내려주는 것처럼 말합니다. 이러한 소돔 왕의 태도는 고대 시대의 상식과 윤리를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고대에는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적군의 모든 재물과 포로를 자기 것으로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도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에 허락하신 일이기도 합니다.
“13 [전쟁에서 승리하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그 성읍을 당신들의 손에 넘겨 주셨으니, 거기에 있는 남자는 모두 칼로 쳐서 죽이십시오. 14 여자들과 아이들과 가축과 그 밖에 성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전리품으로 가져도 됩니다. 당신들이 당신들의 대적에게서 빼앗은 것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신 것이니, 당신들의 마음대로 먹고 쓸 수가 있습니다”(신명기 20:13-14).
이러한대도 당시의 상식과 윤리를 무시하는 소돔 왕의 말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의 배은망덕하고, 유분수 없는 교만한 성품을 보니까, 왜 창세기 13장에서 미리 소돔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 예고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소돔 사람들은 악하였으며, 주님을 거슬러서, 온갖 죄를 짓고 있었다”(창세기 13:13).
이러한 소돔 왕의 제의에 아브람이 대답합니다. “그대의 것은 실오라기 하나나 신발 끈 하나라도 가지지 않겠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대 덕분에 아브람이 부자가 되었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겠습니다”(창세기 14:23-24상).
아브람의 반응 속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발견합니다.
첫째, 아브람은 자기에게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없고, 자신의 무능함과 부끄럼을 모를 뿐만 아니라, 당신의 상식과 윤리마져 무시하며, 자기를 부하 다루듯 하고, 상을 내리듯 전리품을 내주는 소돔 왕을 그 자리에서 처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그러한 충동을 다스린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당시에는 그럴 수 있는 권한이 아브람에게 있었어도, 그가 그 길을 택하지 않고, 모든 것을 소돔 왕에게 되돌려 주는 모습을 하나님은 어떻게 보셨을까요?
둘째, 아브람은 재물에 대한 욕심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쟁을 하러 갔던 아브람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조카를 구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리품이나 노예를 얻으려고 갔던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룬 것 외에는 재물이나 권력에 한 눈을 팔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 할 수 있는 점은 아브람은 죄와 악이 자신의 삶으로 파고 들어 올 수 있는 틈을 주지 않으려는 결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당시 사람들의 재물들 중에는 늘 자기들이 개인적으로나 가족들이 섬기던 우상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우상들은 주로 금이나 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예로 라헬이 아버지 라반을 떠나 올 때, 아버지가 섬기던 우상 드라빔을 훔쳐서 나온 것을(창세기 31:9)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라헬의 행위는 그 후에 집 안 식구들과 종들 사이에 여러 우상들이 비집고 들어오게 하는 틈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야곱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다시 베델로 돌아가서 하나님만을 섬기고자 결심을 내렸을 때, 그동안 자기 집안에 득실거리던 우상과 그 신상들을 다 모아서 처리했어야 했습니다.
“2 야곱은, 자기의 가족과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명령하였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이방 신상들을 다 버려라. 몸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어라. 3 이제 우리는 이 곳을 떠나서, 베델로 올라간다. 거기에다 나는, 내가 고생할 때에 나의 간구를 들어 주시고, 내가 가는 길 어디에서나 나와 함께 다니면서 보살펴 주신, 그 하나님께 제단을 쌓아서 바치고자 한다." 4 그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이방 신상과 귀에 걸고 있는 귀고리를 야곱에게 가져 왔다. 야곱은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밑에 묻었다”(창세기 35:2-4).
이렇기 때문에, 만일 아브람이 소돔 왕이 주는 전리품을 받아 갖고 돌아왔다면, 그 전리품들 속에는 여러 종류의 우상들도 따라왔을 겁니다. 그랬으면, 아브람의 가정 속으로 온갖 이방 신상들이 들어와서 가족과 종들이 이것들을 흠모하며 섬기는 일들이 생겼을 겁니다. 아브람은 모든 전리품을 거부함으로써 이것을 미연에 막았던 겁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람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여러 모습과 상황에서 보여줍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어떤 모습의 믿음을 보여줍니까?
죄를 혐오하고, 경계하며, 다스리는 믿음을 보여주는 겁니다. 사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인간에게 경고하고 가르쳐서 반드시 기억하라고 일러주신 첫 교훈이기도 합니다. “죄가 너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고 한다. 너는 그 죄를 잘 다스려야 한다”(창세기 4:7).
가인은 이 교훈을 거부하고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아벨은 이 교훈을 위해 살다가 생명까지 잃었으나, 영생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은 신약 성도들에게도 바울의 말을 통해서 죄를 다스려야만 한다고 명령하셨습니다.
“12 그러므로 여러분은 죄가 여러분의 죽을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서, 여러분이 몸의 정욕에 굴복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13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의 지체를 죄에 내맡겨서 불의의 연장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난 사람답게, 여러분을 하나님께 바치고, 여러분의 지체를 의의 연장으로 하나님께 바치십시오. 14 여러분은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으므로, 죄가 여러분을 다스릴 수 없을 것입니다”(로마서 6:12-14).
바울은 우리가 왜 죄를 다스려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해줍니다.
“19 여러분이 전에는 자기 지체를 더러움과 불법의 종으로 내맡겨서 불법에 빠져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분의 지체를 의의 종으로 바쳐서 거룩함에 이르도록 하십시오. 20 여러분이 죄의 종일 때에는 의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21 여러분은 그 때에 무슨 열매를 거두었습니까? 이제 와서 여러분이 그러한 생활을 부끄러워하지마는, 그러한 생활의 마지막은 죽음입니다. 22 이제 여러분은 죄에서 해방을 받고, 하나님의 종이 되어서, 거룩함에 이르는 삶의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그 마지막은 영원한 생명입니다”(로마서 6:19-22).
죄에 대해 예수님은 오히려 더 강하게 말씀하시고 경고하십니다.
“29 네 오른 눈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빼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찍어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마태복음 5:29-30).
우리가 죄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고, 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하나님은 옛 성도들에게나 오늘 우리에게나 변함없는 말씀으로 가르치시고 경고하고 계십니다. 아브람이 오늘 본문에서 보여준 모습, 특히 그가 그 엄청난 재물을 손에 쥘 수 있는 유혹 앞에서도 결심을 세우고 한 말은 우리도 죄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요, 선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대의 것은 실오라기 하나나 신발 끈 하나라도 가지지 않겠습니다. . . 나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겠습니다!”
예수님도 이런 시험을 받으셨던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어떤 태도를 보이셨는지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우리 주님이 세상의 모든 영화와 부귀의 유혹 앞에서 단호하게 거절하시며 하나님만 경배하고 섬기시고자 한 결심은 아브람이 가졌던 것이었고, 우리도 따라야 할 결심인 겁니다.
악마는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고 말하였다.
“9 ‘네가 나에게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 10 그 때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였다’”(마태복음 4:8-10).
주님의 거룩한 백성이신 여러분, 승리하시길 빕니다! 아멘.

오늘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고 결심과 각오를 단단히 해 봅니다. 소돔왕과 같은 오만방자하고 자랑하고 싶고 교만이 슬금슬금 저도 모르게 솟구쳐 올때가 얼마나 많은지 매일 저와 싸워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실망은 잠시, 다시 돌이켜 하나님께서 기뻐 하시는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항상 저희들에게 꼭 필요한 매 주간의 말씀을 주시는 목사님 감사합니다! 우리들의 필요를 아시고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을 높여 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