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7주_창12(2)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 전재균목사 (Pastor Chun)

- Sep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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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고향을 떠난 지 2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하나님이 약속하신 아들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창 17:1). 그리고 또 같은 약속을 되풀이하시면서 사래가 아들을 낳아 줄 거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번엔 이 말씀이 아브람에게 농담처럼 들렸던가 봅니다. 아브람은 속으로 웃으면서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마엘이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으면서” 살게 해달라고 말씀드립니다 (창 17:18).
아브라함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아들을 약속하신 지 24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아들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실망스런 세월이 너무 오래가다 보니까 절망스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뿐만 아니라 이제는 아브람과 사라의 몸이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했구요.
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하셨습니다. 조금도 마음이 변치 않으셨습니다. 24년 전에 하셨던 약속이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1] 너에게 자손을 주어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17:2). [2] 너와 너의 후손에게 가나안 땅을 영원한 소유로 주고, 나는 너희의 영원한 하나님이 되어 주겠다 (17:8). [3] 너와 네 아내를 여러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고, 땅 위에 있는 모든 나라가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하겠다 (17:4-6, 16; 18:18).
하나님은 처음부터 아브람에게 하셨던 이 약속을 다시 확인시켜주신 후 그와 영원한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람과 그 후손 중에 모든 남자는 그날로부터 할례를 받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하나님의 언약이 아브람과 그 후손들의 몸에 영원한 언약으로 새겨질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은 자는 하나님의 백성에게서 끊어질 거라고 하셨구요 (17:13-14). 이날부터 아브람과 그 백성은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자신들의 몸에 지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또한 아브람과 그 후손이 그분의 약속을 기억하며 그것이 이루어질 것에 대해서 항상 믿음을 굳게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증거를 주셨습니다. 아브람과 사래의 이름을 새롭게 부르게 하신 일입니다. 아브람은 아브라함이라 부르게 하셨고, 사래는 사라라고 부르게 하셨습니다.
아브람은 ‘높은 아버지’라는 뜻이고, 아브라함은 ‘많은 사람의 아버지’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새이름인 아브라함은 자기 혈통을 받은 후손들 중에서만 높임을 받는 아버지가 아니라, 세상의 여러 다른 종족과 백성들 중에서도 높임을 받는 아버지가 될 사람이라는 것을 일러주는 이름인 겁니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혈통을 이어 받은 민족은 이스라엘 백성 외에도 많습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쌍둥이 형 에서의 후손이 세운 에돔 민족이 있었구요. 이삭이 태어나기 전에 아브라함과 하갈 사이에서 난 이스마엘은 아들 열 둘을 낳았고, 이들이 열두 지파가 되었고, 각각 통치자가 다스리는 열 두 나라가 되었습니다 (창세기 25:12-16). 아브라함은 사라가 죽은 후에 그두라를 아내로 얻었는데 이 둘 사이에서 여섯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이들은 “동방 땅으로” 가서 여러 민족을 이루었습니다 (창세기 25:1-6).
이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3 대 종교에서 높이 존경받는 이름입니다. 유대교에서는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 뿐만 아니라, 혈통의 조상으로 모셔지고 있습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아브라함의 순종을 최고의 모델로 삼고 그의 믿음과 순종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아브라함과 혈통적으로 연관이 없어도, 아브라함이 할례받기 전과 율법이 있기 전에 그를 택하시고 부르신 하나님을 믿고 의인이라 여김을 받았을 때, 모든 이방인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조건과 상태 속에 있었던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이방인들도 하나님을 믿어 의인이라 여겨주심과 구원을 받을 때, 아브라함을 보며 할례나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삼고 그의 믿음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습니다 (롬 4:12).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일은 유대교나 이슬람교에서보다도 기독교 안에서는 더 다양하고 많은 세상 민족들이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높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아브라함의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요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이분은 말로만 약속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약속하신 것은 인간은 잊을지라도 그분은 절대 잊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반드시 지키십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아브라함의 삶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이유는 우선 그분의 성품이 변함없는 신실하신 성품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실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실 능력이 없다면 약속을 지키실 수 없는 겁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언제나 완벽하게 지키신 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러실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전능하시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의 능력을 당해낼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보다 더 강하고 센 존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능히 역사하시는 것을 방해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브람과 사라의 몸이 너무 늙어서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또한 사라의 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아들을 주시려 할 때 단 일초도 지연 시키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아브라함이 세상에서 이렇게 높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높여주셨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고 순종했기 때문입니다.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도 나에게 아끼지 아니하니, 네가 하나님 두려워하는 줄을 내가 이제 알았다. . . 내가 친히 맹세한다. 네가 이렇게 너의 아들까지, 너의 외아들까지 아끼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너에게 큰 복을 주며, 너의 자손이 크게 불어나서,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아지게 하겠다. 너의 자손은 원수의 성을 차지할 것이다. 네가 나에게 복종하였으니, 세상 모든 민족이 네 자손의 덕을 입어서,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창 22:12, 16-18).
하나님을 경외한 아브라함을 하나님이 세상에서 높은 어른의 자리로 올려 주시고, 그 이름이 온 세상과 오는 세대들에게까지 크게 존경을 받는 이름이 되는 영광을 얻게 해주시는 것을 볼 때,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아브라함과는 반대로 하나님과 그분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들의 이름을 날리고자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바벨 탑을 쌓아 올리던 시날 땅 거주민들 말입니다. 이들은 아브라함보다 훨씬 탁월한 재능과 실력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실력으로만 따지는 일이었으면, 이들의 이름이 아브라함보다 더 널리 알려지고 인정을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단 한 사람도 그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기록에 남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아브라함은 세계 만민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성도들은 물론이요 유대교인들과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높임을 받는 명예를 오늘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높여주시는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인거죠. 하나님은 그분을 경외하며 그분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을 높여주시구요 (야고보서 4:10).
우리는 아브라함의 혈통을 이어받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세상 만민을 위한 유일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엄연한 아브라함의 믿음의 후손이 된 사람들입니다. 이 놀라운 은혜를 입은 덕에 우리는 한국사람인데도, 아브라함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모든 복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를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해 주셨습니다. . .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내리신 복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한국사람들을 포함한]이방 사람에게 미치게” (갈 3:13, 14)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여러분과 저도, 아브람이 높임을 받고, 그 이름을 크게 떨치는 복을 받은 것처럼,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고 그 분의 영광의 자리에 함께 앉아서 그 분의 명성을 함께 누리며 하나님이 예비하고 계신 새 하늘과 새 땅을 상속받고 거기에서 왕같은 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다스리는 자리에 앉는 것을 보장받은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의 귀족의 신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긴 문장 속에는 신약성서 전체에서 가르치고 있는 신자들의 장래 영광과 복을 압축한 것입니다. 아마 아래 구절들을 읽고 묵상하시면 좀 더 이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여러분과 저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 . . 그분과 함께 살리시고, 하늘에 함께 앉게 하셨습니다” (엡 2:6).
“살아 있는 돌과 같은 존재로서 여러분도 집 짓는 데 사용되어 신령한 집이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 되십니다 . . .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벧전 2:5, 9).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며, 자기의 피로 우리의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여 주셨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하시어 자기 아버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계시록 1:5-6).
“주님은 죽임을 당하시고, 주님의 피로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과 민족 가운데서 사람들을 사서 하나님께 드리셨습니다. 주님께서 그들을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가 되게 하시고, 제사장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땅을 다스릴 것입니다” (계시록 5:9-10).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사람은 복이 있고 거룩합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둘째 사망이 아무런 세력도 부리지 못합니다. 이 사람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서, 천 년 동안 그와 함께 다스릴 것입니다” (계시록 20:6).
아무쪼록, 여러분과 제가 예수님 안에서 참으로 놀라운 복을 받은 사실을 더 깊이 깨달으며, 하늘로부터 오는 마음의 기쁨과 행복에 흠뻑 젖으시길 바랍니다. 그럴 때, 여러분과 제가 살며 겪는 모든 어려움과 고통스러운 일들을 넉넉히 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세상의 것들에 미련과 애착심을 갖고 사는 어리석음을 날려 보내고, 앞으로 올 영원한 새 세상에 걸맞는 사람의 성품과 생활 모습을 갖추고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기를 새롭게 얻게 되실 겁니다.
이것이 여러분을 위한 저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그래서 저도 바울을 본받아서 “여러분을 두고 끊임없이 감사를 드리고 있으며, 내 기도 중에 여러분을 기억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신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여러분에게 주셔서,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여러분의 마음의 눈을 밝혀 주셔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속한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상속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믿는 사람들인 우리에게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여러분이 알기 바랍니다” (엡 1:16-1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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